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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08. 2023

가을은(순천만의 갈대)

-나의 사랑하는 가을은

가을은(순천만의 갈대)

-나의 사랑하는 가을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은


나의 가을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떠날 사람은 떠나고


어차피


만날 사람은 만날 테니까



여름날 넘쳐흐르는 사랑은


다가올 못다 한 사랑에


가을 사랑이 기다려 줄테고



그래도


못 미더운 사랑이라면


애써 외면해도 괜찮을지 몰라



나는


봄새싹처럼


첫사랑 보단


첫 순정의 사랑이 좋고



나는


여름태양 볕처럼


뜨겁게 달구어진 바닷가


모래 백사장 위에 빛나는 사랑


은빛 날개를  좋아하고



나는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기다리는 사랑


네가 기다릴 거라는


그 골목길 모퉁이에서


너를 깜짝 놀라게 할 테야



그리고


겨울이 오면


하얀 설원 위를 달리는


흰 목마를 타고 떠나는


한 떨기 구름 속 헤매는 거미줄처럼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펴고



아침에 흰 눈에 덮여 맺힌


갈대숲 대문 동구밖을 나서서


순천만 갈대 습지에  떠오르는


찬란한 내일의 사랑을 기다릴 테야


2023.8.4 순천만 갈대 습지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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