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순천만의 갈대)
-나의 사랑하는 가을은
가을은(순천만의 갈대)
-나의 사랑하는 가을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은
나의 가을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떠날 사람은 떠나고
어차피
만날 사람은 만날 테니까
여름날 넘쳐흐르는 사랑은
다가올 못다 한 사랑에
가을 사랑이 기다려 줄테고
그래도
못 미더운 사랑이라면
애써 외면해도 괜찮을지 몰라
나는
봄새싹처럼
첫사랑 보단
첫 순정의 사랑이 좋고
나는
여름태양 볕처럼
뜨겁게 달구어진 바닷가
모래 백사장 위에 빛나는 사랑
은빛 날개를 좋아하고
나는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기다리는 사랑
네가 기다릴 거라는
그 골목길 모퉁이에서
너를 깜짝 놀라게 할 테야
그리고
겨울이 오면
하얀 설원 위를 달리는
흰 목마를 타고 떠나는
한 떨기 구름 속 헤매는 거미줄처럼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펴고
아침에 흰 눈에 덮여 맺힌
갈대숲 대문 동구밖을 나서서
순천만 갈대 습지에 떠오르는
찬란한 내일의 사랑을 기다릴 테야
2023.8.4 순천만 갈대 습지에서 일출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