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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에 눈뜬 사랑

- 눈사람에 눈먼 사랑

by 갈대의 철학

허수아비에 눈뜬 사랑

- 눈사람에 눈먼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랑을 위한 사랑

부모님의 내리사랑에

치사랑의 기다림은

그리움으로 다가오는데


마음으로 안은 사랑

가슴으로 잃은 사랑되어

저 하늘

동쪽에 뜨는 별 하나에

눈물짓던 나날들


그날이 다가오면

늘 배고픈 어린 시절에

못다 한 사랑을 위한

못다 부른 노래는


그리 애절하게

떠났어야만 하는

구걸을 위한 변주곡

반쪽 같은 사랑의 노래


차가운 밤이슬에 녹아내린

당신이 뿌려준

저 하늘 사랑의 빛으로

다시 빚어낸

내가 다시 감수해야 할

내리사랑을 주셨구려


눈물범벅

사연도 많아

언제 이곳을 떠날까


사려 깊지 않은

그대 마음의 위로도 못 받고

떠나자니

눈물의 뒤안길은

늘 고독만을 안겨줍니다


그 옛날 초승달이 떠올라

애써 눈물 감추던 마음을


이제야 제가 다시 흘리고

거둬들이며

살아가야 하는 업보를


왜 이리

험난하고 고난의 길을

내게 짊어지고 선택되어

성자의 길이 되어 따라

걸어가게 만들어

놓으셔야 만 하였나요


계절은 늘

변함없이 오고 가고 맞이하는데

떠나지 못할 마음 앞에

늘 사랑은 풍전등화요

바람 앞에 흔들리는

갈대의 마음이 되어갑니다


이제는

어느 누구 하나

위로해 줄 사랑 없는

하늘만 한없이

올려다보는 사랑을 하기에


허허벌판 모두가 떠나버린

공활한 하늘아래

외로운 허수아비는


비가 와도

어느 누구 하나

우산을 받쳐줄

사랑하나 찾는 이 없고


바람 불어와

이내 날아간 맥고모자

씌어줄 사람 하나 없는


깊어가는 이 가을 녘에

밤하늘 별빛만이 유일하게

벗인 듯 길동무 인양

제 곁을 떠나지 않네요


이제는

남쪽으로 떠난 사랑을

그리워해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이 마음은


만추 길을 걸어가야 할

이 가을 끝을

곧 사랑의 미완성으로

남습니다


찾아오는 이 없는 들녘에

다음 사랑을 위한

아낌없이 주는 마음하나 남기면


그 사랑 찾아올까

그립고 가슴 죄이며 헤이던 마음

사랑을 위한 배려는

늘 희망을 잃어가는

다음생을 위한

천사들의 마음이 되어갑니다


한쪽 가슴엔

시린 사랑에

허수아비 사랑을 묻고


다른 한쪽 가슴에

아픈 사랑은

눈사람 되어 한없이 바라보다


철 지난

하수아비 사랑을 또 할까

미리 염려되는 마음은

제가 먼저 그 길을 인도하며

떠나가 보렵니다


2023.10.29 치악산 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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