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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7. 2023

가을비인 듯 살갑게

-  겨울비처럼 내리고

가을비인 듯 살갑게

-  겨울비처럼 내리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비인 듯


겨울비처럼 내리는


치악산 둘레길을


나 홀로 걸었네



인적이 드문 산골에


벗이라곤


운해 속에 갇힌 마음과


계곡에 흐르는 물줄기가



나의 어린


동심의 전부를 깨우고



저 멀리 파란 하늘 보일라치면


어둑해져 가는


산 모퉁이 돌아서 가다



어느새 어슴프레


동녘 하늘에


시나브로 달 피어 떠오르면



님의 발길 따라 떠나온


재촉하는


나의 갈길의 마음도



저 유유히 흘러 떠가는


운무에 마음 한조각을 실어


달빛따라


나도 떠나갈 것이라네


2023.11.27  치악산 영원사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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