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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2. 2023

첫눈 내리는 날에는 나는 치악산으로 간다

-  가야 할 길과 떠나 온길

첫눈 내리는 날에는 나는 치악산으로 간다

-  가야 할 길과 떠나 온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야 할 길이 따로 있고

가지 말아야 할 길이

따로 있네


떠나지 못해

아쉬움에 남아있는

길이 있을 테고


떠나서 후회스러운  

마음이 남아있는  길이

있었을 테


돌아보아서 미련이 남아있는

길이 있고

돌아보지 않아서

슬픔을 이겨낼  

길이 있을 때도 있


누구나  그 일을 꼭 해야만

할 수밖에 없는

희생적인 일이  있겠고


누구나  다 하는 일을

애써 힘들게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일들을 모두 다

겪고 나서야 말한들

아직도

못해본 일들이 더 많을진대


하나만 잘해서

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신이 내린 선물인양

나의 손끝에 흔들릴  펜촉을

유심히  바라보았을 때


나는 그때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 될

마침표를 찍을 때였으니


우리가 지나간 뒤에

그 일을 누군가가 다시 이어가고

누군가가 그 자리를  

다시 떠나면


시 누군가가  

그 자리를 채우니


그것이

우리네 인생에 있어


한낱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안고 이어간다고 하지만


실은 세월이 말해주는 것

더 이상의 행복은 나에겐

크나큰 위로가 아닐지도

모르면서 앞날을 기대해 간다

2023.10.21 첫눈 내리는 치악산 영원사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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