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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24. 2023

속세의 길

-  인연의 길

속세의 길

-  인연의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속세의 길은


짧고 길어


등짝에 짊어지고 가는


이 길에



배낭의 무게에 싣고 떠가는


마음은 늘


가벼워 버겁지 않아라



속세의 인연은


바다와 같이 깊고 깊어


산과 같이 높고 높으며


대지와 같이 넓고 넓으니



인연의 길 위에


속세를 떠나는 마음은


이별 위에 놓인


작은 참새의 가슴 뛰는 소리



심금을 울리며 떠나는


이 길 위에 놓인


인연의 길은


외롭고 슬퍼하지 않아라



속세의 길


인연의 길은



늘 양쪽 어깨 위에 떨어진


스쳐 지나는 바람에


부스러기 낙엽이


홑이불 마냥 하여도



그 길을 떠나기가 애석하고


무겁지가 않아라


2023.12.24 매지호수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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