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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과 인생

- 끝없는 길

by 갈대의 철학

달력과 인생

- 끝없는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변한 것은 없는데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계추에

세상살이는 달력에 갇혀 버린다


나의 자아

나의 시간

나의 사랑도


시간의 구애 속에 종속된

예속된 마음은

늘 너의 마음 따라 움직인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처럼

철 따라 새 옷 입듯 갈아입고


딴은,

변해가는 것은 계절이 아닌

내 마음이 변해가듯

달력의 인생에 쫓기어 간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가도 가도

끝없이 높다 하는 하늘에

그래도 끝이 있을 거라


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숲의 나무 끝에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보아도 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에

표류하는 돛단배에

그래도 순풍에 맡겨버린 마음에

끝이 있을 거라


그래도 나는

끝없는 수평선에 노 저어 가련다


2023.12.31 시골에서 달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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