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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숲

- 겨울산

by 갈대의 철학

앙상한 숲

- 겨울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뼈대만 앙상한 겨울산

우리는 겨울을 말하면

흰 눈을 말하지만


나는 겨울산에

앙상하게 남은

추위와 맞서 싸우는

겨울나무 이야기를 사랑한다


가질 것이라곤

그저

추위에 떨어야

다음 아침 햇살에 녹은

이슬 한 점이


밤새 별빛 나린 언덕에서

시린 마음의 증표라는 것을

알았을 때


겨울산에서 태어난 고요함은

너의 지난 모든 것을 털어낸

진정한 전라의 모습에서

나는 너의 철학을 읽는다


2023.12.29 겨울산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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