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마음은 아직도 얼어가고 있는데
치악이 녹고 있다(치악산 비로봉)
- 그대 마음은 아직도 얼어가고 있는데
시. 갈대의 철학
계곡에
그해 겨울에 숨겨두었던
그 속에 흐르는 물줄기도
녹아내리고
치악 비로봉 미륵 돌탑에
그해 겨울 눈보라에 갇혔던
아름다운 설경의 풍경 앞에
스쳐 지나는 바람도
녹아내리는구나
차가운 듯 따뜻할 듯한 냉기도
훌쩍거리는 내 콧 내음도
배낭에 둘러메인 동종 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담도 청아하게 들리니
치악이
그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여
내 마음도 녹아
그대 마음에 녹아 내려가고 있을까
배낭의 무게보다
마음의 무게가 더 무겁구나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야지
인겁의 무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단정 질지언정
그대 곁에 다가가며 녹을 수 있는 것도
또 한 번 염려되더이다
한쪽은 겨울이고 다른 쪽은 봄이오니
한쪽 마음에 겨울을 담고
그대 마음은 겨울 날개 잃은 봄인지라
봄의 마음을 지닌 그대에게 다가서면
내 마음도 녹으며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는지
아득하기만 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