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청
- 즐거움을 잊힐세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랑아
며칠 사이였지만,
네 눈에 비친 나의 모습들이
초라하기 그지없더구나
그래도
즐거움을 잊으려고
다시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한다
네 하나 사니
내가 여기
올라가야만 하는
당연한 이유를 찾아서 말이다
이제는
즐거움을 찾기보다는
즐거움들을 잊기 위해
다시 이곳을 찾으련다
사랑아
머뭇거림에는
다 이유가 있듯이
차라리 사랑하지 못할 바에는
사랑이라는 뉘앙스로도
대신하지 말거라
사랑은 머뭇거리지 않는 사랑
그러한 사랑을
나는 이 겨울 지나는
따뜻한 봄날에 눈 속에
파묻혀 피어나는
백운산 자락 십자봉 가는 길에
그해 눈 덮인
살포시 걷어내어 한아름 안긴
노랑 복수초의 마음을
지닌 이가 있어
그 사랑을 전해주려 떠나가는
어느 낯선 이의
나그네의 발길이
너에게 진정한 사랑을 전해주려
그곳 멀리서 떠나 와야만 했다고
말을 전해주고 싶더구나
지난 복수초2024.2.18 충주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