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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지

- 도화지

by 갈대의 철학

도배지

- 도화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홍매화가 피었났다더구나.

꽃잔디도 양지 녘에 피었다더구나

그래도 난.

뽀송뽀송 뽀얀

보드라운 당신 살결을 닮은

하얀 목련을 기다리련다




내 인생의 처음은

하얀 도화지 위에

어설프게 그려놓은

대청마루 끝에 드리운

그림자에 앞마당에 비친

실루엣의 네 얼굴


도톰한 한입술엔

연분홍 빛깔의 빨간 색채에

됴화 꽃을 놓고


내 인생의 마지막은

온통 봄날처럼

화려하게 피어나는

들꽃의 인생이 되어


네 인생에

남은 여정길에 의 삶을

모두 도배하고 말테야


2024.3.10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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