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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26. 2024

우산 없이 내리는 비

-  멍울

우산 없이 내리는 비

 - 멍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쓴 듯 안 쓴 듯

내리는 빗줄기가 건반을 치듯

너의 소리를 담는다


잔뜩 성이난 하늘 먹구름에

포동송이처럼  매달린 물방울이

주렁주렁 매달릴 때면


어느새

가느다랗게 빗줄기가 내리더니

금세 커다란 바람 불어와

이내 굵은 빗줄기에 차오른

도로 위 웅덩이에 고인 물은


요란히 오고 가는 기나긴

차량의 행렬 속에 묻어나는

지나온 바퀴의 때 묻은

순수의 발자국의 갈채 속 지남철


떠나온 자만에 

의식의 존망을 깨우듯

더욱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야


스스로의 치유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내 마음의 멍울과 함께 

영혼도 깨끗이 씻기어 

잊혀 걷어가게 해 다오

2024.5.26 오늘 내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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