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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10. 2024

바람의 향기

-  인연의 바람

바람의 향기

-  인연의 바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맞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눈을 맞아 보자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의 언덕에서

우리 사이 인연의 언덕이

되어가는


바람이 몹쓸

장난질을 치는 그 언덕 위

저 멀리 바라보이는


지평선 끝에 멈추어버린

너의 손끝에 머무는

구름이 가린 태양을

한없이 바라보자


바람의 언덕에 불어오는 바람

지난 가을바람 한 점에

스치듯 살가운 인연의 바람도

되어가자


나는 예전에 잊힌 듯이

그 바람의 향기를 기억하고

또다시 잊을라치면


그날에 다가오는

그 향기에 취해버려 사랑타령하는

만추에 눈 내리는 낙엽을 사랑할 때


어느 군밤 소녀의 따뜻한 손을

한없이 바라본다



2024.7.9 창계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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