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워낭소리

by 갈대의 철학

- 워낭소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아이야

송아지 워낭소리 울린다


엄마 소는 동네 마실 가고

아빠 소는 밭일 나가신다


우리 아이 혼자 남겨두고

엄마는 밭일에 김을 매고

아빠는 산에 올라

꼴베러 나셨네


아이야

송아지 꼴은 어딜 두고

꼴을 베러 떠난

아빠를 찾아 헤매는고


엄마 밭일 마치고

엄마 워낭 소리에

송아지 먹다 만 꼴은

쳐다보지를 않네


멀리 꼴을 베러

먹지도 않은 꼴을 찾으러

그 먼 곳까지 다녀오니


어찌 되었는고

떠날 때는 배고름이 임신한 줄

돌아을 때는 이미

해산을 하고 돌아왔는고


아무리 꼴을 베어 봐라

꼴이 안 자라나는가

꼴은 자고 나면

우리 송아지 먹을 만큼 자란다네


꼴 좋다

2024.8.9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