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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다가서는 마음

- 너에게로 가는 사랑

by 갈대의 철학

가을에 다가서는 마음

- 너에게로 가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 서면

나는 일찌감치

어느 벤치에 홀로 앉아

두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청허 한 마음에

나지막이 익숙하게 들려오는

어느 풀벌레 울음소리에

이 여름이 떠나가고 있음을

또한 익히 알아갑니다


동쪽하늘에 어슴프레

떠오른 달님은

어느 동네 마실 간 줄도 모르고


어느 별빛 하나가

동쪽하늘에

떠올라 반짝일 때면


나도 모르게 금세

두 눈의 눈망울에

눈시울이 젖셔져 잊혀 오는

그리운 마음 하나

기다림이 되어줄 사랑 하나에


언제 떠나 따라올지 모를

길 잃어버린 별빛하나

따라나서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사랑하나 미움하나 정든 하나

떨어진 곳으로

가슴이 미어져 지쳐 쓰러져

울음 쳐 오를 때까지


그 머나먼 그 길을

나는 오늘도

한없이 배회하며 바라보고

또 올려다보고는


또다시 복받쳐 오는 설움하나에

밤하늘 떨어진 어느 별빛 하나와

만나고 그만 그 별빛을

사랑하고야 말았습니다

2024.9.3 청계산 하늘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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