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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23. 2024

가을하늘

- 사랑의 얼룩

가을하늘

- 사랑의 얼룩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 하늘이 탄다

저녁노을만이

석양물들고 타다만

잿빛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른 아침 길

여명이 드리운 길을 나서고

첫 마음 싣고 떠나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떠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는

어제의 얼굴과

오늘에 창밖의 거울들과

내일의 정차할 정거장은

주마등 되어


또다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떠나가고 떠나오는 인연들로

사랑의 얼룩은 다시 시작된다


어느새

치악산 동녘에 어슴프레

붉은 기운이 떠올라


나의 뜨거운 심장에

기름을 활활 불어넣듯

기다림은 나의 오랜 발걸음에

청출어람으로 남는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이

새벽을 이고 지고 떠나온

햇살의  실낙 같은 마음을

위로하고


청춘의 옛 발자국과

청춘의 옛 발걸음이

추억이 되 회자되어


너와 내가 다시 만나는 

희망이 되어 주는 버스는

다음 도착 예정된 정거장에


미래가 곧  현실이 되어가는

희망과 좌절과의 처절할 몸부림은

공존과의 싸움을 대변한다


비단,

어제 떠올랐던 태양에

한 줌의 

따사로운 햇살이 주는 정감을

그리워해서도 아니다


지,

너의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

지난 가슴에 화룡점정되었던

사랑의 얼룩이 진자리되고


태양의 마지막 햇살이

너에게 사랑의 홍역으로

낙관되어 남아있는

그 길의 발자국을 따라나서

위함일지도 모른다


사랑의 홍역 앓이

나는 그것을

사랑의 얼룩이라 부른다


사랑의 그리운 한 점은

가을하늘에 떠오른 햇살에

삶의 활력소 이자


떠남은 곧 인연이 되고

인연은 곧 만남으로 다가와


지금껏

내가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지난 마음은 회자하고

돌아올 마음은 감사한 마음이 되어


홀연히 연기처럼

다가왔다 사라지는

또다시 추억으로의 소환으로

필요로 할 때


나에게는 너에게 있어

슬픔과 아픔만을 안겨주는

전통이 되어가는 것이 아닌


당신의 사랑을 

또다시 기다릴 수 있는 

하루를 기다리는 동안

내일도 감사하며 기뻐할 수 있는

용기와 인내가


내가 길을 잃어버렸을 때

걸어가야 할 덕목이 된다


어느 짙어가는 가을 하늘에

사랑의 얼룩도 승화될 테지만


먼지가 구름을 일으키고

구름은 버람을 몰고 가는


어느 한 소년의 간절한 마음이

위로를 대신 찾아 나서는

한 나그네의  못다 한 이야기가

이 기을 하늘아래에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리게 한다


2024.9.22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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