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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3. 2024

그 사람을 이제는 잊으려 합니다

-  그 사람을 이제는 놓아주려 합니다

그 사람을 이제는 잊으려 합니다

-  그 사람을 이제는 놓아주려 합니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잊기에  너무 먼 당신

가까이 있으면

차라리

벼룩의 낯짝이라도 보고

잊어야 한다고 하겠지만

그렇게 멀리 떠나 있으니

어찌 으리오


높은 성곽 나는 오를 수 없네

먼발치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는 집시의 나그네


한없이 올려다보고 바라보아도

그대는 나를 알아볼  없는

성곽의 빙벽을 지키는

희미한 암묵의 그림자 흑기


성곽에 앉아

저 멀리 님 오시는 길 반길세라

지는 석양 바라보는 그대 두 눈에

어느새 흘러내린 눈물


기다림에 지쳐 떨구던 

그리움의 눈물과 만나

사랑씨앗을 싹 틔웠네


오랜 세월 지나

성곽 담장에 피어난 담쟁이넝쿨

해마다 가을 오면


붉게 물든 단풍 병풍 삼아

아득히 높은 그곳을 이어주는

담쟁이넝쿨은

그대와 나를 잇는 사랑의 동아줄


2024.10.20 치악산 비로봉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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