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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9. 2024

눈꽃 터널

-  꽃 터널

Silent Night. Sarah Brightman

눈꽃 터널

-  꽃 터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꽃터널 지나면


그대  기다릴까?



눈꽃터널 지나면


그대 사랑할 수 있을까?



눈이 내린


하얀 겨울밤이 내려오고


모두가 숨죽이며  


떠나온 시간 속에서



청계산 적막한 숲 속에


새로운 생명의 눈꽃이


피어난다



차가운 바람 불 때면


눈꽃은 더욱더


너를 생각하는 마음처럼


나뭇가지에 붙어


떨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굳어간다



하얀 눈이 내리고 쌓여갈 때마다


밤하늘을 향해


구원의 십자가를 쫓기어가듯


나뭇가지 끝에 쌓여간 눈꽃은



더 이상 신의 손길이


닿지 못한 채


하늘의 문은


스스로를 자책한다



눈꽃은 하늘에서


하얀 별들의 고향에 내려오고


은빛 백사장에 부딪혀 오는


파도의 포말처럼


거센  한줄기 물줄기인양 하지만



그 속에서 연약한


내면의 아름다움은


너를 위한 기도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달빛에 그을린


별빛의 향연 속에서


작은 별들의 고향을 떠나온



내가 그토록 너를 그리던


눈꽃의 희망에서


너의 안부를 찾는다



얼어붙은 가지 위에


내일의 떠오를 햇살에 빛날


은화수 물결 타고


밤새 내려앉은 흰 눈은



당신이 잠든 밤 사이


살며시 내려앉은 눈꽃은


세상을 온통 새 하얗게 물들일


순수한 마음이


바로 너였으면 한다

2024.12.27 첫눈 내리던 날에 눈 길속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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