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면
사랑의 길목
- 봄이 오면
시. 갈대의 철학
봄이 오면
파릇파릇 새싹 돋아나면
사랑이 시작될 거라고
여름이 오면
뜨거운 땡볕 나무 그늘 아래 쉬어가
흰구름 먹구름 따라가다
흐린 날의 기억을 더듬고
가는 길 멈추어 하늘을 바라볼 거야
그리고 기억의 끝자락에 서서
어느 대청마루 처마 밑에 앉아
떨어지는 빗방울 바라보며
빗소리에 젖어들 거야
하얗디 하얀 모래섬 갯바위에
파도가 부서지는 동안
내 마음도 부서져 가는 것을
바다에게 고백도 하고
부딪히며 포말 속에 감춰진 마음도
너울대며 춤추는 파도 속에 잊혀
추억은 썰물과 밀물이 되어가게 할 거야
가을 따라 흘러든 사랑아
네 볼에 달구어진 빨간 홍조를 드리운 채
노을이 다가서는 곁을 부끄러워도
내 마음은 이미
그 소녀한테 따라가는 거라고
하나둘씩 낙엽 질 때마다
머리맡에는 어느새
새하얀 겨울눈이 내리고
사랑의 길목에는 봄이 다시 시작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