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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의 일생

- 백치 아다다의 일생

by 갈대의 철학

복수초의 일생

- 백치 아다다의 일생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기다리다
기다리다
따뜻한 햇살을 기다리다

목이 메어 목 놓아 울부짖는
꽃 사슴 되어가듯 내민 머리
살포시 내려앉은
백치 아다다의 일생이여

순수한 열정의

눈꽃으로 피어나다
순백의 미를 닮은 너를 만나
복수초의 일생으로 살아가는

나는 오늘도

빼꼼히 고개 내밀다
그 고운 살갗 햇살에 비추어
타들어 갈까 염려되는 마음

오늘도
내일도
노심초사

삐죽이 고개 내민 채

내일을 기다리듯
기약이나 약속이나 한 듯이
금세 하늘에

덮여버린 먹구름에
희망의 절규가 되어버린


애틋한 부르짖음이여


깊은 계곡 양지 녘에
공허한 메아리 되어

울려퍼지는구나


소싯적 복수초 피어나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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