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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뿌리

- 나무의 뿌리

by 갈대의 철학

마음의 뿌리

- 나무의 뿌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무는 말이 없다

마음이 깊은 사람은

말이 없다


나무는 아픔을

그 긴 겨우내 동면 속에서

봄의 기다림을 배우고


나의 아픔은

마음의 뿌리에서

대지가 숨 쉬는 나무의 뿌리처럼

그렇게 살아간다


숨을 쉬어야 한다

대지에 올라온 숨구멍에

나의 빨대도 꽂아본다


산소가 부족하다

나의 기생 살이에

애꿎은 나무가

나를 위로한다


괜찮다고 한다

너는 뿌리로 물을 공급받고

나는 허파로 숨구멍을 내야

살아갈 수가 있다


단지,

우리의 공통된 점은

산소가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듯이


너와 나는

필요 불가불한 인연으로

다가서야 한다


치악산 비로봉

2025.2.12 눈 내리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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