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과 바다
서울남산(N서울타워)
- 땅과 바다
시. 갈대의 철학
오래간만에 서울 야경 보러
남산에 올랐지
오르는 내내
봄바람이 그리 살갑지 않게 불어대는 것이
초가을의 밤하늘이 그리웠을까
한 중간에 오를 때쯤
많은 인파가 한 번에 우르르
여름철 세찬 소나기보다
더 훑고 지나갔어
좀 한적하다 싶을까
성곾에 걸린 가로등불 사이로
N타워가 보이고
하나둘씩 야밤이 깊어질수록
봄의 신록도
낮의 여신 헤메라도 반할
야시장의 불빛보다 화려하지 않으며
낮처럼 뜨겁고 정렬적이지도 않지만
밤의 여신 닉스처럼 고요하고 은은하였어
시나브로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어느 난공불락의 한 성의 침략자
야시장 구경 삼매경 학생들
올라갔을 때 보다
내려왔을 때가 더 힘겨웠는지
"얼마 더 내려가면 땅이 나와요"
주저 없이
"응 1분만 더 내려가면 바다가 나와"
친구들아
조그만 더 가면 땅이 나온데
힘내
"옆에 지나던 이 말을 들은 연인이
웃으면서...."
둘의 대화가
그들을 더욱 얘깃거리에
애잔하게 사랑을 속삭이게 하며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이 밤을 지켜보는 신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게 멀어져 갔다
밤의 적막감을 뒤로하고
일찌감치 밤 풍경에 심취해
멀리 내려다보고 있을 때
그것을 이상하지도 않았듯이
둘만에 연인의 속삭임으로 고이 간직한
영원한 사랑의 언어가 되었을까
그들은 알까
사랑은 그렇게 자연스레 다가오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