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할미꽃 2
- 어라연에 사랑이 떠내려 온다
동강 할미꽃 2
- 어라연에 사랑이 떠내려 온다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동강 어라연에 한 맺힌 아리랑아
굽이 굽이 피어나 흘러라
동강 할미꽃아
동해의 등 푸른 청어 떼의
힘찬 나래 짓의 염원은
청춘의 꽃이 피어나던 날
네 등짝을 한없이 바라보던
푸른 하늘바라기 동강 할미꽃은
늘 푸른 청춘의 꽃이 되어 피어난다
거센 비바람이 불어올 때면
바위에 부딪혀 온 거대한 물살에
발 동동 구르며 님 떠내려 가실까?
떠내려온 마음 꿈 많던 소녀의 기도는
그렇게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내리는 날에도
바람이 불어오는 날에도
어라연 계곡에 휘몰아 휘도는
운무의 날갯짓에 헤어 나오지 못한
짓궂은 날씨에도
한결같이 변함없이 한 곳을 바라보며
구슬 피게 울어재끼며 불어대는
어느 길 잃은 나그네의 퉁소의 마음 이거 늘
돌고 돌아 휘몰아치다
어느새 동강 어라연 바위에 핀
한 여인과 만난다
구슬프게 애달프 지도 말아라
동강 할미꽃이여
젊은 날의 초상의 순정을 슬퍼도 말아라
굽이쳐 흘러 떠나 내려온 어라연은
늘 푸른 바다와 만나는 꿈을 이룬다
하늘아래 일번지가 어디메 이뇨?
네 꿈은 바다로 떠난 동강을 그리워한다
지나온 유수한 세월 탓에 부딪혀
제 살갗의 민 낯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리라
떠나온 길이 그리 순탄하지도 않을진대
이리저리 굽이쳐 돌고 돌아가다
님 떠내려 오실까?
동강의 어라연을 한없이 바라보다
등이 어느새 휘어져라 굽이쳐도 굽어졌을 텐데
무엇이 그토록
네 마음을 곧게 만들었느냐?
아직도 못다 핀 청춘을 그리워하는가?
아님 여태까지 기다려온 님의 사모함을 위한
연정의 시위인가?
동강의 거센 물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때론 어라연 계곡의 거친 바위와
부딪혀 싸워온 너의 저력이
유구한 한 민족의 태생을 깨우치게 하는
너로 하여금 다시 태어나는
너의 존재를 알아간다
그래도 너는
동강 할미꽃의 의젓한
네 거친 파고를 넘나들 때
이곳에 당도한 마음을 수련하였으니
이리저리 헤쳐 나온 갈래길에
어쩌다 만난 또 다른 물줄기에
한 가닥의 희망을 쫓는 것이
간혹 떠내려오다 못다 한 사랑을 위해
네가 있는 곳에 부딪혀 온 현실의 벽에
피멍이 들도록 피어났어야 하는
못내 아픔을 감수하는 사연이 되어간다
네 지극 정성의 푸른 마음의 피멍이
채 물들기 전에 피어났어야만 하는 이유가
진정 네 청춘을 위로함을 대신한다고
내게 말을 전해주기 위함이었더냐?
동강 할미꽃이여
무수히 떠내려온 사랑을 낚이는 것이
네 살던 곳 어라연에 피어난
푸른 피멍이 곧
네 청춘의 꽃이 아니었다고
말을 전해주려무나
동강 할미꽃의 마음의 의미가
어라연 깊고 깊은 심연의 동강에
네 전부를 살아왔었다고
바위 언저리 피어난 네 모습에 반해
해마다 봄이 오는 길목을 서성거려야만 하는
늘 변함없이 바위에 피어났어야만 하는
어라연 계곡의 전설의 사랑을
나는 지금도
너를 믿어 의심치 않을 테니 말이다
2025. 춘사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