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산 부곡 가는 길 (큰무래골 가는 길)
치악산 천사봉(해발 1004)
- 치악산 부곡 가는 길 (큰무래골 가는 길)
시. 갈대의 철학
치악산 부곡 가는 길에
비로봉 정상에서는
세 갈래 길로 이어진다
한쪽 길은 치악 꿩의 전설인
상원사 가는 길이요
다른 한쪽 길은 신라 천년 고도의
정기가 살아 숨 쉬는
아홉 마리 용이 살았던
치악 구룡사가 그곳이며
또다른 한쪽 길은
늘 그리움만 품고 솔향이 가득한
자연 원시림 그대로 보존되고
훼손되지 않은 곳
치악 부곡의 명물 천사봉 큰무래골이다
입석사에 오르니
대웅전 처마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그날의 날씨를
암묵적인 암시와
가벼운 발걸음을 예고하였다
나무의 인생
- 홀로된 삶
나무는
지 몸하나
지탱하기 어려워
쓰러지고
뿌리가 통째로 뽑혀도
살아가는 방법을 안다
제 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스스로 자책할 겨를도 없이
가엾게 여기지도 않으며
동정의 어린 시선도 보내지 않는다
또 다른 방법으로
삶을 연명하는
방법을 안다
치악 비로봉을 지나
큰무래골 가는 길은
비록 두타산이
천연이 준 마곡의 계곡이었다면
그 길로 접어들었을 때
이미 내 발걸음은
새로운 기대와
만감의 희비가 교차하는
들뜬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걸어가는 내내
자연이 숨 쉬고
동화되어가고
그곳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자아를 관찰하면서
세상의 이치는 지극히
단순하게 살아가는 이유를
네 곁에서 얻음이다
시간도 흘러가다 보면
흐르다 멈추고 쉬어가겠지
치악 부곡 가는 길
맑은 계곡 물 흐르는 소리에
마음도 열어보고
마음도 담궈보고
마음도 씻겨보고
고여있는 물 웅덩이에
무어라 제 얼굴도 들여다 보면
어느새
아픈 상처도
마음의 위안도
이별된 사랑도
모든 것이 이곳에서는
힐링되고 몸과 마음도
함께 치유 될 수가 있다
천사봉 (해발 1004m)
큰무래골 계곡 아래에서
떠나온 지금도
천사들의 향연이 빚어낸
점점 짙어가는 녹음사이와
별빛 나린 언덕 계곡에
또다른 천사들이
멱을 감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