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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인생

- 타인의 일생

by 갈대의 철학

타인의 인생

- 타인의 일생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래서

세태만상이라고 하는가 봐요


나는 그 누구도 될 수가 없고
다른 사람도

내가 될 수가 없는데


세속에 묻혀간 인연은

우리를 타인의 인생이

그저 내 인생처럼


타인의 일생이

나의 인생처럼

살아가야 하는 것은


타인의 인생에 인연이라는

눈곱만큼의 연정이라는

티끌 같은 먼지가 쌓여가고


털어낼 수 없이

묻혀가는 마음이 되어

우리를 하나의 공동 운명체의

숙명으로 엮어가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이
나의 인생이 되기도 하겠고

그 누군가의 일생은
타인의 생이 되어가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저 내 인생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어쩌면 나의 또 다른 자아

또 다른 분신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은


저 멀리 아주 가까이에 있을

또 다른 인연의 다리를 건너는

모험이라는 돛단배에 올라


함께 노 저으며 이데아를 꿈꾸는

아주 낯선 무인도에서

기다림을 대신할 무언가의 그리움

나는 그러한 마음을

이타적인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다른 세상을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주 미약한 존재의 미상으로

남는 것은

어쩌면

생애 마지막의 순간까지

함께 영혼으로 이어지고

강물에 떠나와 묶인

어머니와 아기의 탯줄로 이어진

태초의 마음이 함께여서입니다


그들은 나와 아무런

인연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삶 속에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햇살과

또 다른 바람과

또 다른 비와 눈도 담겨 있으며
모두가 똑 같이 맞이하지만


그 삶 속에는 서로 다른 감정과

서로 다른 감성이 모여

하나의 이성의 결집체가 되어


더욱이 우리를

타인의 인생에

타인의 일생을 살아가게 만듭니다

우리는 모두

무대 위 홀로서기라는

광기 어린 광대의 몸짓에서

청중의 관객을 향한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삶이


곧 우리를

타인의 일생에

타인의 인생처럼 연기하고

그들의 삶을 대신하며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하나가 되어가는 몸짓이 되어


타인의 인생이

곧 나의 인생이요


타인의 일생이

곧 나의 일생이 되어

함께 살아갑니다


2025.7.27 초승달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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