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의 물 봉선화
- 당신은 울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청계산의 물 봉선화
계곡 한 자락에
아름드리 울먹이듯
다소곳이 피어났네
하얀 소복을 입은 무희가
고깔모 쓰고
춤추는 청계산의 늦여름에
더위 식히듯
땀방울 맺히듯이
아침 이슬 맺히듯이
님 그리다
훌쩍거리는 눈망울에
촉촉이 맺혀 눈물샘이
마를 사이도 없이
피어난 물봉선화
각시투구꽃 닮아
그 이름 불러주었더니만
그 꽃은 독이 있지만
나는 독이 없다고 하네
다시 그 꽃이 봉선화처럼
닮아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제야
너는 웃음을 보이며
물에 젖어버린
몸과 마음을
내게 한 아름 선사해 주면서
나에게 다가와
속삭여 주었지
건들면
툭
울어버릴 것만 같은
나는 너의 물봉선화
물풍선화 꽃이 되려 하는
당신은 나의 울보
2025.9.2 청계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