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지개 블랙홀
그녀의 바람개비
- 무지개 블랙홀
시. 갈대의 철학[蒹葭]
사랑은
무지개다리를 건너
그대 마음에
블랙홀이 되어 빨려 들어간다
처음에는
내 마음의 일부분을 주었는데
그대 가슴에
큰 블랙홀을 만들었다
한참을 바라보다
모든 것들이
빨려 들어갈 것 같아
감추고 싶은
감추지 말아야 할 것들과
감추지 못하고
감추어 버릴 것 까지
모두 송두리째 그대에게
빼앗겨 버렸다
나는 아무런
이유의 반항도 못한 채
그대에게 쌀 한톨의 변명도 하지 못한 채
마치 최면술의 마법에 걸린 듯하였고
그대의 어망에 놓인 덫에
형장의 이슬로 끌러갈 채비에 놓인
한 마리 작은 송사리에도
비길 때도 못되었다
내 이성의 통제 불능 제어권을
모조리 그대에게
조정당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헤어나지 못할
까닭을 찾지 못하였다
지금의 나는
그대의 영혼 없는 마음에
그대의 마음 담은 영혼이 혼용되었지만
사랑이라는
갈등의 씨앗을 낳기에는
아직까지
그 틈바구니의 틈새에
아주 작은 바람조차 그리움이 남아서이다
일곱 색깔을 지닌
무지개를 닮은 그대
그녀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