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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눈물

- 어머니의 마음

by 갈대의 철학

춘의 눈물

- 어머니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을 올려다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


파란 하늘아래

벗 삼아 노니는 구름이

바람에 살갑게 떠가며

찢어지는 마음이


내 지난날 그리웠던

소싯적에 피어난 꿈 하나가

소스라치게 놀라 떠나가는

새들처럼 들뜬다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붙잡히려 하면

뒤도 되돌아보지 않고

점점 멀어져 가는


내 젊은 날

기억 속의 화로에

불타는 초상화는

추억의 소환이라도 되듯이


내 청춘의 지난 꿈들은

청춘의 눈물이 되어

다시 봄을 기억하듯

그 기나긴 겨울을 기다린다


눈이 시릴 정도로

쪽빛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다 보면


나는 한없이

티 없이 맑은

등 푸른 청어 떼에 노니는

저 하늘아래 바다를 동경하듯


끝없이 달리는 무한대에

저 끝에 만날 듯

아니 만날 듯이 하는 레일 위를

무작정 걸어간다


한량없이 밀려왔다 밀려오는

소쩍새 울음 울어 던진 계곡에

한 시절 사랑했던 슬픈 마음 하나

그리움 한 점 건져보려

떠나와 봤지만


지난여름을 탓하지 않으리


나의 마음을 쪼개어

내놓기 싫어했었던 마음에게

미안하다

스스로 나의 위로를 전한다


해방이라는 굴레에

허울이라는 울타리도

좋다마는


너울너울 춤추는

바람에 흩날리는 감투를 쓰면

부끄럼 없는 하늘아래 메인

내 처량한 청춘의 눈물도

걷어갈 수 있으련 하는다


이제는 알게 되었어


떠남은

이별의 출발점이 아니라는 것을


이별은

떠남의 종점이 아니라는 것을


잠시 쉬어가다 넘어지듯

쓰러져 누운 채 하늘을

또다시 올려다보았을 때


재너머 파란 하늘에

구름이 우산이 되어 줄 때면

내 어릴 적 꿈들에 손짓하는

그리운 사랑이 머무는 안식처


그곳엔

어머니의 따뜻한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내 그리운 고향의 꿈속

숨어 있는 나를 지켜보고

있는 너의 잔 흔적들이

찾아오는 밤마다 춤을 춘다


2025.11.7 입동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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