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인생(물푸레나무)

- 꽃분이

by 갈대의 철학

자귀나무 인생(물푸레나무)

- 꽃분이

시. 갈대의 철학[蒹葭]



한 여자는

자귀 꽃을 닮았고


한 여자는

자귀 향을 닮았다


이 둘의 공통점은

멀리서도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으나


이 둘의 다른 점은

한 여자는

향기를 내 뿜어내고

한 여자는

향기를 널리 퍼트린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서야

향기를 맡을 수 있었고

멀리서 멀어질라치면

향기를 맡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둘의 비슷한 점은

불꽃처럼 타올라 오르다 마는

마지막 몸부림에 대한

목마른 갈증의 몸짓이었다


마치 타다 남은 불씨의 재를

다시 살리기 위한

한 줌의 재가 먼지로 사라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처럼


네 모습은 언제나

불꽃에 비할데는 못되지만


불꽃을 피우기를 갈망하는

꺼지지 않는 마음의 염원을 비는

꽃이기를 영원한다



[자귀나무 타령가]


자귀야

네 빨간 꽃잎 따다 물에 담가

알록달록 연분홍 입술에

꽃분이 립스틱 칠하게 하고

꽃분이 눈썹 붙여주렴


자귀야

네 꽃잎 따다 말려

꽃분이 화장하고


부드러운 솜털 양털 인양하여

꽃분이 얼굴에

꽃향기 분칠 하네


자귀야

네 꽃 잎에 손 흔들어 부채질하면

꽃부채 되어 향기가 퍼져

벌과 나비가 날아오는데


자귀야

아무리 네 모습에 반하고

물속에 너의 잎을 담가 두어 붉은빛을 낸들


나는야 향기 잃어 떠나는 나그네 되어

나비 곁으로 날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