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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28. 2017

청춘가靑春歌

- 사랑가愛歌(덕수궁 연꽃 필 때쯤이면)

청춘가靑春歌

- 사랑가愛歌(덕수궁 연꽃 필 때쯤이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청춘도 잠시여라

미르 나무 꼭대기에 걸쳐있는

구름 밑에 잠시 쉬어가라 


열정도 정열도 순간이

 태양 앞에 일그러져 가는

우리들의 자화상도


가뭄에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서

메마른 가슴을 열어둘  있는

희망을 안아보라


사랑도 잠시여라

소나기 피할 있는

물레방아 도는

외딴 마을에 들려

못다 핀  사랑에 곡조도 들려

 

떠나가는 사랑이 아니더라

물레방아처럼 굴러가는 사랑이더라


돌고 돌다 보면 붙들지 말라해도

붙들어 돌아가는 세상살이

처음에 불타올랐을 때가 좋았어


나의 청춘이

어디까지 왔었냐 물으니

너의 사랑이 식을 때쯤이라

감히 말하려니

 

사랑은  곁에서 머물기를

그리 길지가 않더라

마음도

머무르다 가라


못다 불러본 청춘가도

사랑가 앞에서

사랑타령만 하


못다 핀 꽃 한 송이도

그대의 못다 들려준

청춘가도


잊힐 때쯤

다시 피어나 불러보는

사랑가도

어쩌면 연꽃이 필 때의 마음보다

질 때의 마음이 앞서더이다


누구나 한 번쯤

덕수궁 화원에 가득한

꽃 속에 파묻혀서


잊힐듯한 사랑을 

가슴 한편에 사뭇히며

아픈 마음을 두는


잠시였던 연에 묻어둔 그대 마음도

다시 피어날 저 연꽃이 필 때쯤에는

청춘가도 다시  시작되려는지


                     [ 2017.6.27.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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