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줄

- 사랑의 시간들

by 갈대의 철학

생명의 줄

- 사랑의 시간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가 죽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의문


나는 아직도 여전히

나의 인생

나의 삶에

여전히 물음표이다


몸을 떠난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지만


그 속에 흘러 떠나온

사랑한 시간


태초에 모체와의 인연

탯줄을 끊기부터

나는 너와의 새로운 세상과

다시 만난다


300초의 시간이

영원이 되어가는 순간


400CC의 사랑이

533g의 온기를 만드는 순간


그 작은 떠남들이 쌓여

꺼져가는 불씨의 재를 살리고


나는 또다시

어느 타인의 삶에

하루가 되어

누군가의 내일을 붙든다


126회째 맞이하는

나의 또 다른 생일


내가 살아온 인생

아직 건너보지 못한

너와의 사랑

건너지 못할 너와의 인연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듯

나는 너에게로 다가서는

타인의 길로 들어선다


이제야 안다

주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생명의 줄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의 삶은

사랑보다 깊고

피보다 오래 흐른다


2026.3.19 126번째 헌혈하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