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삭임
바다의 마음
- 속삭임
시. 갈대의 철학[蒹葭]
마음은 속일 수가 없습니다
단지 감출 수는 있지만
마음은 겉으로 표현하고 나타나기까지
그리 오래 머물지도 않으며
그리 오랜 시간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의 마음은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있으나
나 자신은 속일 수 없습니다
마치 구름 속에
무엇이 감추어져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애써 들어내지 않는
미지의 수수께끼들
자기 마음을 감추려는 것은
본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거와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마음은
자기 자신을 지키고 가꾸는 마음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마음은
자기 마음을 들통나버렸을때 마음입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은
자기 마음을 열심히 비우는 마음이며
아낌없이 모든 마음을
타인에게 다 들여내 놓고 마음으로 써보고
또다시 지우는 마음이
천상의 마음 가짐입니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
없는 자리는
티가 금세 묻어나지만
열심히 살아오지 않는
그 자리는 없어도
있을 때와 같습니다
잠시 무엇인가를 내려놓고
그 빈 공간을 모두 채우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용기도
어쩌면 살아가는 동안에
항상 그 무언가를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살아가는 의미에 되새김질을 할 수 있는
반추가 되어버립니다
역시
사람도
자연도
그대로였습니다
단지
변하는 것은
그대 마음도 아니요
내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사랑한 마음은 언제나
바다의 마음에 속삭임이 되었습니다
2017.8.4.(금). 삼척 장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