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晉州城)

- 의암대(義巖)

by 갈대의 철학

진주성(晉州城)

- 의암대(義巖)


시. 갈대의 철학[蒹葭]



진주성 가마 길을 올라

옛 성토된 다진 돌과 나무들

그리고 그 앞에 유유히 흐르는 남강 따라


사연도 많다지만

거기서 지난 애환들이 더 묻어나더라


망망대해가 멀지 않은 이곳이

옛 남강 뱃길 따라 흘러 들어오고

사방의 시야가 한눈에 탁 들어서니

여기기 바로 진주성이구나


지난 너의 옛 고운 자락 넘어

강 따라 바람 따라 흘러 지나갔지만


이곳에 아직까지 숨어 잠들어 있는

네 모습으로 찾을 길 없으나

너의 숨결 찾아 이곳을 그냥 지날 칠 수가 없더구나


사랑도 좋다지만 세월의 강에 떠나가고

미움은 싫다지만 세월의 바람에 씻겨 내려가니


미우나 고우나 네 잔정이

밥 누더기 밥풀처럼 붙어있으니

오갈 데 없는 너는

항시 남강 따라 네 곁으로 흘러 들어간다


나는 잘 정갈된 길이 싫더구나

너의 오랜 울퉁불퉁 모나고
가다가 돌부리에 부딪혀 넘어지며

아무짝이나 쓸모없이 쉬어 갈 수 있는 정감이 도는
네가 있는 이 길에 항상 내가 있어
영원히 기억되고 간직할 수 있어서 더 좋더구나


옛 명성은 어디 가고

변함없이 남는 것은 해, 달, 구름, 바람만이

날에 흔적을 지우러 애쓰는구나


의암대에 오르니 논개는 어딜 가고

기질만이 남아있고

촉 서루에 올라 망자의 한을 달래 본다


여기서 바람은 강바람도 아니오

북 벽두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아니라네


그것은 의젓한 논개의 충성심에

나라 잃은 설움과 한을

한 폭의 치마폭에 왜장과 함께

남강에 뛰어들었으니


그날의
폭에 봉학의 아름다운 선녀가

불어오는 바람이려니


이제 논개는 어디 갔는지 없고

날에 강바람만
그날을 스쳐지나 기억하게 한다.

2016.6.8 진주성 의암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