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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31. 2018

우주(윤회輪廻)

- 영월  법흥사 구봉대산 가는 길에서(2)

우주(윤회輪廻)

- 영월  법흥사 구봉대산 가는 길에서(2)


                                                   시. 갈대의 철학[蒹葭]


우주의 생각

우주의 모체는 하나의 객체에서 시작되고

우주의 객체가 모여 거대  우주가 탄생되며

빅뱅의 모체는 결국 윤회에서 시작이 되었다

우리의 만남도 여기 한 객체에서 시작하여

커다란 우주에 윤회가 되어가면서

이를 떠 받치고 삶을 이고 지고 가는 것

우리의 객체는  지구도 아닌

또 다른 소우주의 우주 모체가  있어

이를 잡고 있고 떠받치고 있기에
우리의 만남은 어디를 가더라도
연에 닿을 수 있으며 가능하다



                    - 법흥사  구봉대산 가는 길 -


인생길 한 고갯길 넘나들었을 때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나를 만드셨나니

내가 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인생길 두 고갯길에


삶의 행진이 시작하였을 때

코 흘리개가 세상을 배워가면서

사회의 초년생이 시작되었고


인생길 세 고갯길에


청춘이 미더워 청춘의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순수한 사랑에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게 되어

눈이 멀어지게 되었다


인생길 네 고갯길 넘나들었을 때


삶의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는

나를 재발견하고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깨달음의 시작에 입문을 하더이다


인생길 다섯 고갯길에 접어들 때에


못다 부른 청춘 가를 뒤로하고

부모님 곁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에 움을 틀기 시작하고


인생길 여섯 고갯길에 


나의 부모님에 윤회가

곧 나의 업이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작은 부모의 길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였다


인생길 일곱 고갯길에


이 길의 연이 다하고
저 길의 연이  부족한 탓에
못다 이룬 연에 우연의 인연이 찾아와
나의 다한 길은 소멸되고

남은 그대의 인연은 꺼져 가는 불씨에

화를 돋우듯 하였다


인생길 여덟 고갯길에 다다랐을 때


내 팔자가 여기까지 이르니

태어날 때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움켜쥘 듯 한  
손아귀의 힘을 감당키 어려웠고


떠나갈 때 너의  뒷모습은
두 손 가득 품었던

너의 이상도 꿈도 사그라지고

홀연히 환하게 웃던 연꽃 앞에
두 손  활짝 핀 손바닥은

가진 것이라곤 세월의 주름살만 가득하였다


인생길 아홉 고갯길을 바라볼 때에는


그 길을 떠나왔으나

착 길은 어두웠었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는
부모님의 품속이 세상의 전부인양하였지만

닭이 알을 품고 깨고 태어나듯

세상에 광명의 빛을 보게 해주셨으니

세상을 등지고 갈 때에는

마치 작은 바람 앞에 꺼져가는 작은 등불인

한 자루의 촛불에도 비길 때가 못되더라


나의 마지막 인생길에 불 밝히지 못하고

나 다시  태어나면

그리운 고향인 예전에 그리던 품속으로 돌아가리 

나 다시 태아나더라도
이것만은 다시 하지  않으리

기쁜 것과
슬픈 것과
성내지 않는 것과
복이 없는 것과
근심이 없는 것과
욕심과 욕망도 없는 것과
아름답지 않는 것과
추하지도 않고 미련된 삶이 없는 이곳에
그저 사랑이라는
허울대는 망상이라
망각에 사로잡히지 않는
정적만이 감도는 그 곳에서 살고 싶네

꿈을 꾸듯한
그곳이 그저 아득하여 멀다하더라도

빛이 없는 태초의  마음으로 돌아가리라



                                   - 윤회 타령가 -



법흥계곡 자락  벗 삼아
구비구비 돌아서
피어난 윤회 길 

내 생애에
무엇을 준비하고
내 생전에
어디를 가야 하고
이별이 오면
봄에 새싹 돋듯
꽃도 해갈에
다시 필 거라면서

나는 다시 태어나면
그대의 몫으로 남지 않으련다

나  그대에게 있어
그대 또한 나로 인해
눈물 흘릴 날이 많지 않기를 바라오

일주문 지나
나의 고뇌는 시작되었으되
그대 번민의 시작은 아직은 여물다

그저 죽으라고 오르면
해탈에 접어들어
다시 승화되어 날아가고파서

생강나무 향기에 취해
내 마음 너의 마음
잠시 혼돈의 세계에 들어섰다

번뇌 길 접어들었을 때
아찔한 향기는 나로 하여금
잠시 오르던 벅찬 감동에
올랐던 힘듦 마음에 고뇌를 내 던진다 

나의 마음 길이
아직 갈 길 멀어
해탈을 떠날 수 없었네


인적
바람 한 점 없는

나의 동무는 길 잃은 나비 한 마리


동종 소리에 이끌러 따라오더니

돌아 올 여력이 없는지
길 못 찾아 헤매고

금세
나의 길 안내하고
또다시 멀리 사라지고 날아갔네


나의 나비는

구름 한 점 없는 나그넷길에

나의 땀은 곧 이슬이 되어가고


나의 땀냄새에 날아왔니

너의 바람 날갯짓에 날아왔니


구름도 쉬어가는 발길따라

내 마음 떠다니는 구름 벗 삼으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어차피 가야 할 인생이라면

세월 따라 가야 하겠지


슬플 때  
지난 옛 아름다운 동행을 하였던  
추억을 떠올려 보렴


저절로 그날에 행복했던 일들에
입가에 미소가 머금지 않니

그래 그게 인생이야

잔잔히 바람에 물결이 일렁져오는

가슴을 젓셔 오듯이 말이야


나비 한 마리 또다시 날아와

말벗 길벗을 안내해주고

동행해주네


계곡의 봄은 아직

겨울을 지탱하기에 버거운가 보다

[2018.3.29  구봉대산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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