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향기도 떨어지고
라일락 꽃 향기 질 때면
- 네 향기도 떨어지고
시. 갈대의 철학[蒹葭]
라일락 꽃향기 질 때쯤이면
네 향기 머물던 자리에
사랑도 떠나나 싶더니
어느새 새잎 나고
다음 생을 맞이하려
그 자리에 기다림 하나 심어 보련다
너 지고 나면
다시 피어나지 못할 것 같은 사랑도
다른 사랑 찾아 떠나는
그 자리에 그리움 하나 건져 두고
라일락 꽃향기 질 때
네가 지고 떠난 후
내 사랑도 지고 떠난 그 자리에
슬픈 사연 하나 남겨 두고 떠나련다
너 없이는
다시는 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너의 자존심을 구기지 않아도 된다면서
너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너 떠난 후 마음 가라앉혔다고
너의 이름은
라일락 꽃향기 질 때쯤이면
너 필 때 생각나던 그 얼굴들이라
잊힌 듯이 하면서
너 질 때 사라지고 마는
향기 잃은 천사가 온다
그날에
너를 잊게 만드는
그 꽃향기 따라
흘러들어 가는 마음일 줄이야
아카시아 꽃 향기 피어날
그때쯤이면
네 라일락 꽃향기는
꽃 눈에 서럽고
내 아카시아 꽃향기는
꽃 눈 되어
다른 사랑 찾아
다시 네 곁으로 떠나려네
[2018.4.27 광화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