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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18. 2018

화(火)

- 인내(忍耐)

(火)

- 인내(忍耐)



                                          시. 갈대의 철학[蒹葭]



저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사랑을 지키기 위한 기술이

딱 두 가지 있습니다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서

가끔씩 그립거나 생각날 때

꺼내어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미워질 때는

미운 정 고운 정 할 것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번에는 안쪽 가슴 속주머니에

가슴 고이 묻어둔 사랑을 합니다


마치

화분에 꽃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주고
화초가 건강하라고 영양제도 주며
점점 크면 용량이 적어서 
큰 뜻과 희망을 품고 안겨주려고
분갈이도 해줍니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기만 하나요
때론 거센 폭풍우에 견디어서
쓰러지기도 하지만
버틸 수도 있어야
내 사랑도 지키며 가꿀 수가 있으며
훗날을 기약하며 삶에 보탬이
되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제사랑이 힘들거나
또한 참지 못해서
도저히 삶에 인내를 가지지 못할 때
그리고 제 자신에게
화를 참지 못할 때 하는
버릇이 두 가지 있습니다

와 인내는
마음으로 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화를 참을 수도 없고

인내할 수 없을 때

곧 잘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라면에 캡사이신 듬뿍

청양초 많이 넣어서 먹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다른 것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로지 라면만 먹으며 참습니다


몸과 마음이  
어떤 반응이 오는지를 익히 알기에

타인도 아닌

연인도 아닌

가족도 아닌


그 누구도 도와줄 수가 없는

자신과의 지루한 싸움에
눈물을 왈칵 쏟게  만드는
사투가 진행됩니다


그렇게 하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속이 뻥 뚫리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도
혼자서  홀로서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그대에게 할 수 있는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일 때가
나를 지키는 유일한 선택 일거라
여기며 믿을것예요


그래야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서 지킬 수 있으며

영원히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2018.5.17 명동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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