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동풍(馬耳東風)
태풍(颱風)
- 마이동풍(馬耳東風)
시. 갈대의 철학[蒹葭]
태풍 불어오던 날에
떠나가는 구름에 네 마음 붙잡을 수 없었다
너의 바람이 너무 거세어 구름과 함께 떠나갔기 때문이다
이 바람을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바람도 절실하다
이 바람을 멈출 수가 있을 것인가
아니다 그냥 흘러 보내는 것이 상책(上策)인가
못 잡을 구름이라도 남을 알량한 자존심을 위해 선가
나도 너처럼 맞바람이 불어야 한다
자 불어와라 바람이여 저 멀리 바다 건너서
바람의 흔적은
그날을 지우려 애써 남기려고 하지 아니한다
네가 바람이라면
나는 불어오는 너의 바람에
작은 바람에도 흔들릴 수 있는
작은 나뭇잎이 될 것이고
태풍이 불어오면 거기에 흔들릴 큰 나뭇잎이 될 터이다
자 다시 불어다오 너의 바람을
태풍 지나 불어오는 마음이라면
너의 마음을 마이동풍이라 부르지 않으리라
그럼 나는 언제나 태연한 척 말이 없는 너를
진정 바람꽃(아네모네)이라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