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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06. 2018

잰걸음

- 자존심

2018.7.3 둔치에서

걸음

- 자존심


                                           시. 갈대의 철학[蒹葭]


한 걸음  더 걸었을 때

나의 발걸음을 의심하지 않았었지

그리고 진 일보 하는지 알았어


앞과 뒤 그리고 옆

사람들이  어디서

불쑥 날쑥 하며  개구리 마냥 튀어나왔지

마치 개구리 튀김 하듯이 말이야


이러다간 내 발걸음이 뒤쳐질라

애꿎은 발만 타령하고 채찍질하였어


그런데 그거 알아

그럴수록 마음도 몸도 발걸음도

그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는 거야


아무리 주변 상황과 풍경들

종합적으로 조합을 하고

영상을 편집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 징후는  안보였어


동선과

발걸음도

손동작도

몸을 약간 돌진하는 것도

거의 일진이었는데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저 멀리 보이는 턴어라운드 지점에서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속내는 타들어갔지

시커멓게


참나 어이상실

포기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결국엔 따라잡지 말고

내 발길대로 가자는 거

이유야 원인이야

사유야 핑계가 있겠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끝낼래

자존심과의 싸움에서도 참패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마음 같았어


야속하고 이슥한 이 밤에

나와 같이 동행했던

달에게 물어볼 참이야


달아

너는 나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다 봤겠구나


늘 변하지 않는

네 마음을 바라보고 걷다 보니
잰걸음을 따라갈 수가 없는

처지였었나 보다

그래도 이만한

부끄러움 한 두 번은  눈감아 주고  
환하게 웃어주고 반겨주는 네가 있어
잠시나마 걷는 것에 익숙한

행복을 선사해 주었더구나

를 다시 기억하게 하고
내 자존심의 구김을  방지하게 해 준 너

네가 늘 곁에 지켜주어서
영원히 변치 않는 마음 고이 간직할께


자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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