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

- 거지의 담배 몰이

by 갈대의 철학

어떤 이

- 거지의 담배 몰이


시. 갈대의 철학[蒹葭]



어떤 이는

옷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오른손에 담배 한 개비와

왼손은 바지 주머니에 놓이며
두 다리는 대나무처럼 곧게 서서

두 눈은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고
드디어 모아두었던 담배를 입으로 내뿜었다

마치 압력밥솥의 증기를 내뿜는
내연기관의 기차 엔진처럼 거세었다


남루의 경지를 넘어선 한 거지는

문을 아직 오픈하지 않은

상가 창가 한 계단에 앉아 기대어

무릎 접은 오른 다리 위에 오른팔을 얹고

왼발은 계단의 끝까지 뻗고서

오른손으로 담배를 입에 물고

왼손은 왼발과 같이 축 늘어뜨렸다


담배 물고 먼산 올려다보고

다시 고개 떨구는

하늘 향해 닭 쫓듯 다시 바라보고

하염없이 코와 입으로 한꺼번에

담배몰이로 연기를 연신 내뿜으며

하얀 뭉게구름을 만들었다


마치 자욱한 안갯속을 거닐듯
그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져 가는
그대는 누구인가?


2018.7.8 치악 금대 트레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