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찾지 말아요

- 제 마음을 흔들지 말아주세요

by 갈대의 철학
만종역에서


저를 찾지 말아요

- 제 마음을 흔들지 말아주세요



시. 갈대의 철학[蒹葭]



그대 이제는
저를 찾지 말아주세요

그대 떠나고 난 후
나는 한동안 그대 향수에 갇혀
헤어날 줄을 모르고 지냈답니다

그대와의 향기와 향수에 오래도록
가위 눌리우듯 젖어왔었던 날들에서
나의 마음들을 정리하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이라는 것을


그대가 지금껏 나로 인해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보다

더 잔인하게
사랑의 올가미를 만들어 갔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사랑의 정점에서
벅찬 감정을 소화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려 가면서도
지나간 사랑에 행복했던 날들만
기억하기를 바랄뿐이라고
서슴없이 말해주었던 그대


그대의 페로몬 향수에 취해

그대에게 늘 맡아왔던
다른 항기를 맡는다 것은
내가 그대에게 간직하게 한 추억에
더 몹쓸 마음을 저버리는 같았습니다


그러나 떠난 사랑 앞에
이제사 통곡을 한들

지금은 가슴에 깊게 묻어둔 사랑에
흰 겨울에 추위가 와도
감기 한번 들지 않았던 나였는데

여름의 그해 뜨겁던 날에
아랑곳 하지도 않았던 마음도
사랑앓이에 기나긴 터널을 지나듯
홍역을 치료해 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 아픔을 비워내면

제게도 그대와 처음 만났던

그 골목 퉁이를 배회하던
그때를 회상하며
살아갈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그대 알아요
지금도 나는 기억하고
그날의 멋쩍은 사랑이 살아있었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야
나도 그대를 잊어가고
그대도 나를 잊어가는 것에
익숙해 질거라 믿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니 이제는

제 마음을 찾지를 말아주세요

2018.8.17 Ktx 간현 섬강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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