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은 바람처럼
사랑은 비처럼
- 우정은 바람처럼
시. 갈대의 철학[蒹葭]
소낙비 사랑에
너와 나의 사랑이
강하게 젖셔와도
계곡과 강에 머물지를 않으니
금세 흽쓸러가는 물살에
쓰다만 편지의
떠나 간 사랑을 노래하게 한다
가랑비 사랑이
금실 좋은 인연일랑 하면
두말할 나위 없이 남겨두어
촉촉이 젖셔오는 대지에
오랫동안 너와 나의
사랑을 기억되게 하니
강물이 바다에 이르기를
대지에 더 오래 머물게 하여
그 사랑을 더욱 애타게 기다리게 하였다
우정의 된바람 앞에
태풍도 마다하지 않는 사랑아
한자락 촛불에도 흔들림이 없으니
금세 내 곁에 머물다간 사랑이 없는 것은
우연 아닌
잠깐 스쳐 지난 인연이 되어있었다
우정은 실바람처럼 불어와
너와 나를 은은하게 만들어
살가운 바람 앞에 맥을 못추니
네 입술 훔쳐간 바람에
모를 정도의 사랑을 하고
그리 오래토록 염원한
너와 나의 갈구한 사랑을
애태우게 하지도 않았다
2018.8.21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