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리는 빗물은 그대의 우산이 되어요
그대 비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어요
- 내리는 빗물은 그대의 우산이 되어요
시. 갈대의 철학[蒹葭]
비 내리는 덕수궁 길을 걸어보아요 그대
덕수궁 담장에 비가 내리면
우리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해요
그날은 그대가 좋아하는 보라색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수많은 인파 속에 찾지 못할 거라 여겨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기다릴 거예요
회전하다 빗방울에 사람들이 뭐라 하여도
개의치 않으렵니다
그래야 좀 더 그대가
저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빗물이 고이다 못해
이제는 우산을 쓴 듯 안 쓴 듯
모든 것들이 헤일듯이 젖어가고 맙니다
만약에 그곳에 그대가 나타나 보이면
나는 모른 체 하여
그대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나의 자존심이 무너지더라도
상심하지 않고 다시 고개 들어
그대가 찾다 보이지 않으면
시곗바늘처럼 돌던 우산을 멈추고
보라색 우산도 접어
내리는 빗물에
내 눈물과 함께 흐르고 말 거예요
2018.8.28 덕수궁 돌담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