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고개

- 사랑고개

by 갈대의 철학
2018.9.22 시골 샘터에서

님 고개
- 사랑고개

시. 갈대의 철학[蒹葭]



돌아 돌아 가다가다 보면

막힌 길도 갈길이 있으리오

넘실 넘실 넘실대던 저 물길도
흐르다 보면 제 길길로 돌아서도 가리이다

한 많은 세상살이에
투정일랑 빈둥거리는 사연일랑 투덜 되지도 마소

살다 보니 그게 다 나를 위한 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그댈 위한 것도 더욱 아니라오
삶은 그대를 위해서
삶이 나를 위해서
기다려 준 것도 배려한 것도 아니니 말이오
그것은 우리들 존재에 대한 가부가 있어서 그렇다오
꿈틀 거리는 삶이 있는 것도
삶이 부여한 살길이 있으리다

한 고개 타령
두 고개 타령하다 보며 넘어 오르니

어느새 앞만 보고 걸어온 길 되돌아온 길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 거리이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지도 않으며

나 또한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도 않으오

그러니 우리가 어디서 만난 듯 아니 만난 듯이 하여도

그저 어디서 뵌듯한 사연이라 여겨

그냥 지나쳐 주시오

삶이란 살아보면 다 안다오

내가 남의 생을 살아가든
얹혀살든 업둥이 삶이든 끼어든 삶이 든

남이 내생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도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오

살다 보면 슬픈 날이 기쁜 날 보다
그러한 날들이 되레 수두룩 하더이다

살아보니 이러한 날도 있으니

그대 나중에 나를 어디선 뵌 듯하거든

따뜻한 차 한잔도 좋지만

인심 좋은 사연이 되었거든

김치 한 종지에 탁주 한 사발이나 거뜬히

취해 보는 것은 어떠하오


2018.9.22 정지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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