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꽃
풍수원 가는 길에
- 삶의 꽃
詩. 갈대의 철학
계절은 쉬지 않고
갔던 길로 어김없이
제 발길로 돌아와
잠시 잊혀 왔던
아카시아 꽃 향기에 젖던
그 길을 회상하게 만든다
그 고개 마루길 접어들었을 때
한쪽 길은
예전에 어쩌다 지나치던 그 길이요
또 다른 길은
잠시도 머물지 않았던 그 길이요
다른 길은 그나마
쉬어 거처할 만한 곳인가 싶더니만
돌아오는 길에 부족함이 많은지라
그곳을 잠시 쉬어갈 뿐
오래 머물지는 못하였더라
아카시아 꽃향기 따라
하우재 고개 넘나더니
고개 길 너머에 바라보이는
갈림길에 나의 갈길은 정해져 있고
소군산 옛 호덫봉 곁을 지나
첩첩산중에 아직 칩거 중인 맹호의 기상만이
굽이치는 섬강길 따라 흐르고 있네
이곳에 들르면
시원한 바람과 굽이쳐 흐르는
또 다른 인생길이 숨어있고
섬강 길 접어들었을 때
가야 할 길과 돌아가야 할 길이 있음이
참 행복하더이다
흘러가는 강물 따라 굽이치는
시원한 강바람이 나를 반기니
어느새 나의 갈 길은 이미 정해지고
그곳에서 엄숙함의 배려에 대한
기도를 드리니
보금자리 잃은 터에
새로운 삶의 꽃이 피어난다
2016.5.8.풍수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