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어가는 가을
낙엽과 사랑
- 깊어가는 가을
시. 갈대의 철학[蒹葭]
깊어가는 가을 하늘 바라보면
어느새 여름 내내 솜털 같은 구름에
네 손 뻗어오고
네 모습 만져질 것 같았었는데
이제는 가을 하늘 높아서
여름철 부드럽고 포근한
네 따뜻한 가슴은 어딜가고
두 손 뻗어봐도 손이 닿지 않아
가을이라 불러달라 하기엔
네 곁에 다가서는 것이
이 가을은
내겐 너무 을씨년스럽고 표독스럽다
낙엽 하나 둘 떨어져 쌓여가려 할 때
내 사랑도 쌓여가나 싶더니
어느새 모질게 불어온 찬바람은
이를 놓칠세라
시샘이라도 하듯 낚아채어
저 하늘 높이 더 멀리 날려 보내려 하지만
우리들 사랑의 기다림은
어쩌면 가을바람에
떨어지며 날아가는 사랑이 아닌
가을비에 젖어들며 사라지지 않는사랑을
더욱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2018.10.5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