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자국과 발자취
눈사람
- 발자국과 발자취
시. 갈대의 철학[蒹葭]
- 눈사람 -
첫눈처럼...
첫 마음은
첫사랑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듯이
그 마음 또한
첫눈이 내릴 때와 같이
금세 녹아 식어버린
한 모금의 식은 찻잔과 같았다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듯이 하면서
마치 첫사랑이 끝사랑이 아니기를 바라보지만
그대와 나와의 사랑은
첫눈을 맞이한 첫 마음 보다도
이제는 더 식상하게 변해갔다
마치 눈사람이
그대이기를 바라면서
- 발자국과 발자취 -
네가 따라온 길
네 발자국 따라간 길
너와 나의 발자취가 되어갔다
지금 내리는 눈은 지나 온 과거이며
과거 위에 현재의 눈이 내려
지금의 현실은 우리의 미래가 되었다
과거...
현재...
미래 위에
네 마음과 내 마음에
눈이 내리는 것은
우리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주는 다리이다
내려서 쌓였던 눈은
네 과거 발자국이 되어가고
쌓였던 눈 위를 걷는 것은
또 다른 너와 나의 시련의 발자취로 남았다
너의 회상은 추억을 먹으면서 살아가지만
나의 추억은 네 그림자 쫒듯
네 지날 때마다 네 자취가 사라지듯
내렸던 눈 위의 네 발자국을 걸어갈 때는
이미 나는 네 과거를 회상하며 걷는 것이다
네 지나온 그것만이 우리가
여기에 서성이게 된 이유가 되어가며
이곳에 남아 있는
마지막에 눈 위를 쌓여가는 낙엽의 무게도
더 이상 제 스스로의 떨어짐을 외면한
이 가을의 마지막 떠나는 몸부림도
내게는 더 이상의 기다림도 아니었다
사랑을 이야기하고
사연을 만들어 갔을 때
비로소 너와 나의 인생이 되어가는
시작의 한 과정이 일 뿐이었다
2018.11.24 첫눈 내리던 날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