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나무 새
가시
- 가시나무 새
시. 갈대의 철학[蒹葭]
장미는 믿는 가시라도 있어
지 한 몸 지켜
향기를 뽐내며 시샘을 지켜가는데
아카시아 꽃향기는
지 한 몸 떠나보내
5월 꽃향기를 꽃잎에 실어
바람 따라 멀리 날려 떠나보낸다는데
그럼에도 탱자나무 가시는
지 자존심 지키고 울타리를 쳐서
마의 장벽에 성채로 둘러싸여
거미줄처럼
온몸을 칭칭 동여매기라도 하는데
하물며 나는
이 쓸모없는 몸뚱이 하나
지키고 가꾸려고
이제껏 내 삶의 등짝에 어느 하나
이고 지고 간 것도 없이
버리지도 못해
버둥거리며 살아가야만 하였는지
나의 가시는
그대 가시에 찔려서
가슴 아파하는
가시나무 새의 인생이 되어
네 곁을 떠나갈 수 없고
차마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슬픈 곡조의 마음을 두었다
2018.11.21 광화문 옛 보성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