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 가시나무 새

by 갈대의 철학
2018.11.24 첫눈내리는

가시

- 가시나무 새


시. 갈대의 철학[蒹葭]



장미는 믿는 가시라도 있어
지 한 몸 지켜
향기를 뽐내며 시샘을 지켜가는데

아카시아 꽃향기는

지 한 몸 떠나보내

5월 꽃향기를 꽃잎에 실어

바람 따라 멀리 날려 떠나보낸다는데

그럼에도 탱자나무 가시는

지 자존심 지키고 울타리를 쳐서

마의 장벽에 성채로 둘러싸여

거미줄처럼

온몸을 칭칭 동여매기라도 하는데

하물며 나는

이 쓸모없는 몸뚱이 하나

지키고 가꾸려고

이제껏 내 삶의 등짝에 어느 하나

이고 지고 간 것도 없이

버리지도 못해

버둥거리며 살아가야만 하였는지

나의 가시는

그대 가시에 찔려서

가슴 아파하는

가시나무 새의 인생이 되어
네 곁을 떠나갈 수 없고

차마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슬픈 곡조의 마음을 두었다


2018.11.21 광화문 옛 보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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