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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사랑

- 시코츠 사랑(삿포로 시코츠 호수에서)

by 갈대의 철학
시코츠 호수

변치 않는 사랑

- 시코츠 사랑(삿포로 시코츠 호수에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가 그대에게 사랑을 보여주었을 때

그 오랜 시간 속의 배회

그대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해 주었었죠

" 오겡끼데스까 お元氣ですか? "

그때 그 마음 이제 이해할 것 같아요

그대의 안부가

곧 사랑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그리고 기다려 온만큼

사랑도 그리 길지 않았었다는 것을

언제나 사랑이 떠났던 그 자리에

다시 찾아오는 사랑이란

절대로 있을 수 없을 것만 같았어요

시코츠 호수가 얼지 않는 이유를

우리의 사랑이 파도치며

밀려오고 밀려가는 이유가

바다만이 알아주는 그러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이곳에 달려올 수 있었던 그 마음을요

사랑해요 그대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우리의 사랑을

호수에 녹아 피어오른

물안개 속의 감춰둔

눈사람 같은 사랑을 더 이상 하지 말아요

사랑은 그저 바라볼 수 만 있었어도

괜찮고 좋았던 시절에

그대 내게 다시 말해주세요

" 오겡끼데스까 お元氣ですか?"



2019.2.18 일본 삿포로 시코츠 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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