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색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늘 세상에겐 너무 많은 사람 같았고,
그렇다고 그 안에 온전히 들어갈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그때 발견한 또 하나의 색이 있었죠,
나를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색.
그 안에서는
나 자신을 억누르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 있었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었고,
모든 감정을 다 느껴도 괜찮았어요,
약해 보여도, 유난스러워 보여도,
틀렸다고 여겨지지 않는 그런 공간이었어요.
나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글을 쓰고,
머릿속의 우주들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그건 도피가 아니었어요.
진짜로 나의 집이었어요.
단어들이 나를 안아주고,
내 감정의 깊이가 부담이 되지 않고,
사랑이 실용적인 척 가장하지 않아도 되는 곳.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어요.
그 세계 안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다 보니
현실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잊어가고 있었다는 걸.
그곳에서는 자유로웠지만,
때로는 외로웠어요.
내가 만들어낸 세계들이 아무리 마법 같아도,
하루가 끝날 무렵엔
진짜 온기가 그리워졌어요.
“이 세상 밖에서도 너를 보고 있어.”
그런 눈빛 하나가 간절해지곤 했어요.
그래서 요즘 나는
균형을 배우는 중이에요.
내가 만든 세계와
지금 내 곁에 존재하는 현실 사이에서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요.
이 색은…
피난처의 색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텅 빈 공간에서 스스로 따뜻한 집을 만든 용기의 빛이기도 해요.
그 자체로,
충분히 용감한 존재의 증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