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숲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
나뭇잎들이 비밀을 속삭이고 오래된 강물이 고대의 리듬으로 흐르는 그곳에는
특별한 요정이 산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황금빛 날개도, 반짝이는 지팡이도 없었다.
다만 사랑할 때 반짝이는 눈을 가졌고,
절반만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다른 요정들이 바람과 장난치고 버섯 위에서 춤출 때,
그녀는 오히려 듣는 것을 좋아했다.
오래된 나무 뿌리 사이에 앉아 눈을 감고,
세상의 소리를 마음으로 들었다.
그녀는 그렇게, 침묵으로 느끼는 존재였다.
어쩌면 그래서,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보랏빛 안개가 내려앉고 별들이 수줍게 숨은 어느 밤,
그녀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아름답고도 슬픈 선율을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꿈속에서 그리움을 노래하는 듯한 소리였다.
그 노래를 따라가자 그녀는 숲 한가운데 작은 공터를 발견했다.
그 중심에는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눈을 감은 채
이 세상 어느 요정의 책에도 기록되지 않은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는 요정도, 인간도, 정령도 아니었다.
그는 음악 그 자체였다.
세상에 잊혀진 노래들의 메아리로부터 태어난 존재.
사랑이 음표, 쉼표, 그리고 숨결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이에게만 보이는…
경계 너머의 존재.
그래서 아무도 그를 볼 수 없었다.
요정이 오기 전까지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도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는 바뀌었다.
그녀가 있을 때, 선율은 색을 입었다.
슬픔은 부드러움으로,
그리움은 머물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만날 때마다
그는 새로운 노래를 연주했고
그녀는 한 걸음씩 더 다가갔다.
다른 요정들은 속삭였다.
— 진짜가 아닌 존재를 사랑하게 된 거야.
하지만 그녀는 미소 지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만질 수 없어도 진짜인 사랑이 있어. 마음으로 들을 수만 있다면.
어느 밤, 그 존재는 마침내 눈을 떴다.
그리고 처음으로 말했다.
“당신은 내가 온전해지기도 전에 나를 들어줬어요.
당신은 내게 없던 마지막 음표였어요.”
그녀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춤췄다.
그와 함께, 그 공터에서.
오직 그들만이 아는 선율 위에서.
그 이후로, 누군가는 말한다.
어느 밤, 마음이 고요해지는 시간,
그 숲을 지나가면
새벽처럼 달콤하고
진짜 사랑처럼 오래된 노래가 들린다고.
그건 요정과 마법 같은 존재의 노래.
침묵 속에서 태어나,
남기로 선택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