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남을 사람

by 늘푸른

슬픈 일이 있을 때 옆에서 슬픔을 같이 나누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일까? 기쁜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옆에서 얘기를 들어주고 하는 건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공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면 되니까.

나로 인해 자기는 친구보다 잘 살고 있다고 위안을 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복권에 당첨이 되거나 회사에서 승진을 한다면, 집안 좋은 곳의 자녀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비싼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을 한다는 소식을 전한다면...

기뻐해 주는 친구가 몇이나 있을까? 행복하길 바래주고, 잘 되길 바래주는 친구가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다면 성공한 삶이다.

‘축하해’ 이 세 음절을 기쁘게 말해 주는 사람이 옆에 있길 바라며, 나 또한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행복을 바래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부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좋은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내가 되겠다. 좋은 사람을 얻으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

친구의 좋은 소식을 듣고 “네가?” 라고 하거나, “진짜?” 라고 하며 계속 의문을 제기 하는 사람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니다.

질투를 할 수도 있고, 내 발아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내 위에 올라왔다고 인정하려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친구는 안타깝지만 서로의 인연이 거기까지 일듯 하다.

이런 일로 인해 내 사람과 아닌 사람이 나뉜다면, 나중에는 진정한 내 편만 남게 되겠지.

양희은 에세이(그러라 그래 / 김영사 / 2021)중에서 공감됐던 내용이 있었다.

[사람은 세월이다. 친구역시 함께 보낸 시간과 소통의 깊이로 헤아려야 한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바다 위 반짝이는 윤슬처럼 가벼운 대화로 깔깔거릴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알고 지낸 시간은 짧아도 마음 속 깊은 얘기를 거리낌없이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과의 시간들을 우정의 깊이로 그 동안 착각하며 살았다.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으니까 우리가 그만큼 친한 사이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힘든 일이 생기면 같이 고민해주고 도와주고 자신보다 친구를 더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서로 생긴 모습과 성격이 다르듯이 생각도 다르다는 걸 깨닫고 다 부질없음을 알았을 때, 상대방을 걱정하고 챙기기보다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쓸 것을 후회가 많이 됐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 기분은 어떤지, 어떤 것을 할 때 제일 좋은지, 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으면서 상대방 걱정만 하고 살았을까...

이제는 하나씩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그리고 내 곁에 남을 사람에게 나도 그 사람 곁에 남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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